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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 내 인생

Life in a Box

LS 에이나트 (LS Einat)

​김주희

​책 소개

내 인생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거짓이었다.

어느 비 오는 밤, 에바는 부모님이 빗길 운전 중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는다. 아빠는 사고 현장에서 즉사, 엄마는 일주일간 사투하다 끝내 세상을 뜨자, 에바는 일가친척 하나 없이 고아가 되어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그리고 시작된 이상한 현상들. 한밤중 집안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느낌, 타인을 찾는 이상한 전화, 낯선 이름 앞으로 온 편지와 수표, 그리고 주방 팬트리와 지하실에서 발견하게 된 수많은 상자 속 물건들까지 의문은 자꾸 커져만 가는데….

고등학교 동창인 로이의 도움으로 에바는 봉인돼 있던 인생의 상자를 열어 자신을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여정에서 만나게 된 새로운 인연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가족의 무서운 비밀.

남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늘 자기 의견이라곤 없이 아빠에게 휘둘리기만 하던 어린 에바에서,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어른 에바로. 틀 안에 살던 에바의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작품 중에서

지금까지의 내 모든 인생은 아빠의 인생과 얽혀 있었다. 아빠가 모든 것을 결정했고, 늘 아빠의 생각과 의견을 따랐다. 내가 스스로 결정을 내렸을 때조차도 아빠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바로 포기했다. 나는 완전히 아빠에게 의존해왔다.

‘이제 누가 날 위해 결정을 내려주지? 뭔가를 하는 방법들은 누가 설명해주지?’ (1장)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비눗방울 같은 사람. 자기 생각을 말한 적도 없고, 방해하려 들지도 않았죠. 그냥 거기 존재할 뿐이었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똑똑한 사람이었다고 말하지 마세요. 사실이 아니니까!” (1장)

 

갑자기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인가가 문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지나갔다. 침대에 앉아있던 나는 공포에 사로잡혔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6장)

 

복도에 가까워질수록 다리는 더 떨려왔다. 주방 불빛이 복도 일부를 밝혀주었지만 ‘그것’을 따라가려면 왼쪽의 어둠 속으로 가야 했다. 단숨에 확인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움직였다가 ‘그것’이 알아챌까 봐 두려웠다. 최대한 머리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문이 있는 방향으로 목을 돌려 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7장)

 

“에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이 꼭 다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단다. 그걸 알아야 해. 네가 보는 현실이 사실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현실을 조종하는 ‘연출가’가 만들어낸 것인 경우도 있단다. 숨겨져 있는 다른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색깔의 안경을 써야 한단다.” (8장)

​리뷰

내가 평생 믿어온 모든 것이 깡그리 거짓이었다면? 당신은 감히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까?

스무 살 에바는 어린 시절부터 큰 나무 같은 아빠 밑에서, 오직 아빠 말만 따르며 살았다. 반대로 엄마는 딸을 보듬어주기는커녕 집 안에서 늘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었고 어떤 일에건 자기 의견이라는 게 없어서 엄마를 떠올리면 에바는 반감만 앞선다.

교통사고로 졸지에 부모를 모두 잃고 세상에 홀로 남은 에바는 어른이되 어른이 아니었다. 매사에 아빠의 의견이 자기 생각보다 우선이었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귀인처럼 곁에서 하나둘 에바를 돕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앞집 사는 새라 아줌마가, 그리고 고등학교 동창이자 남사친 로이가, 파타임으로 일하는 직장의 도나가. 그리고 마이클을 비롯해 길거리의 걸인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에바와 인연을 맺고, 그들 또한 자신의 상자 안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심하고 의존적이기만 하던 에바의 지난 인생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거짓이었다. 하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용기 내어 마주하자 삶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단순하지만 큰 명제. <상자 속 내 인생>이 주는 여운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은 그래서다.

작가 소개

작가: LS 에이나트

에이나트는 역사학과 상담심리학을 전공했다. 상담심리사로 일하는 한편 글쓰기를 계속해왔다. 현재 남편, 두 딸과 함께 이스라엘에서 살고 있다.

 

역자: 김주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와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한영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국제회의통역사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팔로우 미 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