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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섹스/라이프 1)

Skin (Sex/Life 1)

BB 이스턴(BB Easton)
​김진아

 

BOY MEETS GIRL 세상을 증오하는 소년, 인싸 소녀를 만나다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스핀오프 소설 첫 번째 이야기

​책 소개

전교에서 단 하나뿐인 스킨헤드인 나이트는 언제나 계산적이고 싸늘한 눈빛으로 ‘나한테 접근하면 죽는다!’는 살기 등등한 분위기를 풍기고 다닌다. 그런 나이트가 어쩐 일인지 유일하게 마음을 연 상대가 인싸 우등생 ‘비비’.

하지만 정작 비비는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해도 나이트만은 보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무서워 죽겠기만 하다. 비비의 주위를 맴돌며 뱀처럼 끈질기게 서서히 거리를 좁혀들어오는 나이트. 그리고 뜻밖에 두 사람은…….

90년대 노스텔지어. 십대의 성, 폭력, 약물, 불안, 좌절, 옳고 그름을 떠나 아낌없이 내어주고 사랑한 가슴 저린 그 시절 이야기를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낸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스핀오프 소설 제1권.

 

“세련되고 엣지있는 별 5개짜리 ‘리얼’ 이야기. 강추!”

—L.J. Shen, USA Today 베스트셀러 작가

나이트와 비비의 이야기 <스킨>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에 전세계 독자들이 보내온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작가 비비 이스턴이 4남자에게 각각 독자적인 서사를 부여해 써낸 스핀오프 소설 제1권.

<스킨>의 주인공인 ‘나이트’는 자의적 왕따인 소년이다. 늘 살벌한 눈빛을 하고 다니면서 아무에게도 곁을 두지 않으나, 전교에서 단 한 명 ‘비비’에게만은 마음을 연다. 사람을 대하는 것에 서툰 외로운 소년의 사랑법은 집요하고 처절하다.

나이트뿐 아니라 <스킨> 속 아이들은 다들 ‘무언가’를 갈구한다. 벼랑 끝에 서서 가슴속 결여를 채워줄 대상을 찾아 헤맨다.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 나이트, 비비, 줄리엣, 랜스, 어거스트, 트래버의 서사에 가슴이 저민다.

작가의 실화에 뿌리를 둔 만큼 인물들에게 부여된 서사는 생생히 살아있고 전개가 탄탄하다. 작품 전반에 90년대의 향수, 모든 것이 불안정하기만 한 십대 시절의 인간관계, 가족관계, 공허함, 불안감, 금지된 사랑과 절망이 물씬 느껴진다.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에서 외면은 날 선 얼음 같으나 내면은 수줍고 따스했던 나이트의 이야기를 좀 더 알고 싶었던 독자들이라면 놓쳐선 안 될 이야기 <스킨>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와 스핀오프 시리즈 <스킨> <스피드> <스타> <수트>는 미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폴란드 등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독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넷플릭스 드라마 <섹스/라이프>는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 <스킨>은 단권 자체로도 완결성이 있어 단독으로 읽어도 되고, 시리즈 4권을 쭉 이어 읽으면 더 재미난 소설입니다.

작품 중에서

주로 12학년들이 쓰는 사물함 자리에 새 사물함도 받았고. 익숙지 않은 비밀번호를 돌려서 사물함 문을 여는 데 애를 좀 먹긴 했지만, 일단 문이 열리고 나니 세상 모든 게 아름다워 보였다. 어서 무거운 짐을 덜어야겠다는 생각에, 터져나갈 지경인 책가방에서 책 한 무더기를 꺼내려고 허리를 숙였다가, 우뚝 멈췄다.

피처럼 시뻘건 끈으로 단단히 묶은 검은 워커 부츠가 눈앞에, 내 쪽을 향해 서 있었다.

망할. 이런 망할!

설마 아니겠지? 걔만 아니면 돼.

계속 못 본 척하고 있으면 마법처럼 저절로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나는 아주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방에서 물건을 꺼냈다. 책을 한 아름 안고, 용기도 박박 긁어모아 허리를 펴며 일어나, 눈앞의 인물을 마주했다.

좀비의 눈. 세상에나 홍채가 어찌나 연하디연한 회청색인지 대조적으로 새카만 동공은 한도 끝도 없는 블랙홀처럼 보였다. 나를 빨아들일 것만 같은 한 쌍의 블랙홀.

비비, 뭐라도 말을 해, 멍청하게 섰지만 말고!

“음……, 안녕?”

내 목소리가 원래 이랬던가?

상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외로 꼰 채 싸늘하고 시체 같은 눈으로 나를 천천히 뜯어보기만 할 뿐. 아까 주차장에서 남자애의 얼굴을 땅에 처박기 직전에 보였던 바로 그 눈빛으로.

나는 힘겹게 침을 꿀꺽 삼킨 뒤 먼저 침묵을 깨트렸다.

“미안, 나한테 무슨 용건이라도?” (1장)

 

“생일 축하해!”

적어도 받아주기는 하겠지. 어쩌면 고맙다고 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그때 그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환하게 웃던 미소를 또다시 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잔뜩 찌푸려져 있던 나이트의 미간이 펴지더니 놀란 듯이 눈이 커졌다. 빙하처럼 싸늘한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숨을 흡 들이마시는 소리와 함께.

고마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표정에 가슴이 다 아릴 지경이었다. 예상한 것보다 더 참혹했다. 해골맨 스킨헤드는 여태 살면서 선물이라는 것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나 보다. 상처받기 쉽고, 외롭고, 가슴 깊이 슬픔을 간직한 소년의 얼굴을 멍하니 보고 있자, 내 귀에는 나이트의 중무장 갑옷이 쩡그렁쩡그렁 요란스럽게 허물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물론 나이트는 얼른 도로 미간을 찌푸리며 너 지금 미쳤느냐는 눈빛으로 날 쏘아보았지만. (14장)

작가 소개

작가: BB 이스턴

BB 이스턴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교외 지역에서 남편 켄,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살고 있다. 최근 심리상담사로 재직한 학교에서 나와 전업 작가로 변신. 남편의 열띤 응원 아래 지난날 심취했던 펑크록과 성도착증 역사를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섹스/라이프>의 모티브가 된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와 스핀오프 <스킨> <스피드> <스타> <수트>가 있다.

 

역자: 김진아

호주 시드니에서 수학했다. 주요 역서로는 <머시리스1> <머시리스2: 하트리스> <영국명화 실종사건> <4남자에 관한 44장의 일기> <스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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